앙드레 코스톨라니, 100년 전에 태어나신 분이다. 이 책은 그의 나이 93세 때인 1999년 9월 달에 탈고 됐다. 어떻게 20년 전쯤에 발행된 책이 내 손안에 들어오게 됐을까? 주식투자자라면 한 번쯤 들어 봤을 투자명언들, 어디서 왔을까? 이 책을 읽다 보면 알게 된다.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는 책 제목에서 볼 수 있듯, 코스톨라니가 평소 돈을 어떤 식으로 대했는지 잘 나와 있다. 그는 투자자들에게 "나는 어떤 유형의 투자자인가"를 생각해 보게 하며, 또 그가 왜 증권 투자의 스승이라 불리는지 깨닫게 해 준다.
<내 글을 읽기 전>
이번 글은 그에게서 배웠던 것들을 정리하는 느낌으로 써 보았다. 전체적인 내용을 정리하기보단,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키워드를 골라 정리했다. 책을 읽다 보면, 그가 언급한 개념과 용어들이 거시적으로 표현된 부분들을 볼 수 있다. 이를, 이해하기 쉽게 재해석해보았다.
< 참고>
정리할 키워드가 많아 포스팅 하나로 끝내지 못했다. 하여 2부를 만들어 올릴 계획이다.
앙드레 코스톨라니
코스톨라니는 1906년 헝가리에서 태어났다. 그는 피아니스트가 되는 게 꿈이었다. 하지만 파리 증권거래소에서 중개인으로 일하고 있는 부모님의 친구의 조언으로 18세가 되었을 때 파리로 유학을 떠났다. 그때부터가 그의 투자 인생을 알리는 서막이 되었다. 그는 증권투자를 시작한 뒤, 1.2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유럽 전역에서 활동을 이어 나갔다. 그렇게 두 세대를 걸쳐 독일 증권시장의 우상이 되었다.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
코스톨라니는 외환, 원자재, 현물, 선물등 모든 유가증권에 투자를 했다. 시장이 좋으면 상승장에, 안 좋으면 하락장에 투자를 했다. 언제나 그가 옳다고 생각한 시나리오에 맞춰 투자를 이어 나갔다. 코스톨라니가 말하길, "투자는 과학이 아닌 예술이다"라고 했다. 한 땀 한 땀 공을 들여 투자 한 다음, 시간이 흘러 사람들에게 극찬을 받을 때 즉, 시장에게 정당성을 부여받을 때 그 기쁨을 만끽하고자 했다. 그에게 있어서 투자는 예술을 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다. 이쯤 되니, 코스톨라니의(돈, 생각, 인내, 행운) 4G가 생각이 난다.
- 성공적인 투자 "4G" -
코스톨라니는 장기투자와 단기투자를 하는 사람들을 소신파/ 증권시장을 카지노라 생각하고 도박하는 사람들을 부화뇌동파라고 불렀다. 소신파와 부화뇌동 파는 여기 이 네 가지 요소가 충족되느냐 안되느냐에 따라 나뉜다.
첫 번째로 <돈>, 부채가 없는 순수 내 자본으로 투자하라. 투자할 때 간혹, 신용매수를 써서 투자하기도 하는데, 이것은 인내하는데 방해가 된다.
두 번째 <생각>, 코스톨라니가 말하는 "생각"에는 상상력과 신념이 있다. 추측헌데, "자신만의 시나리오를 구성해 투자하라"는 말인 것 같다. 이해를 돕기 위해 예시를 들어 보았다. 몇십 년 뒤에는 드론택시가 상용화가 될 것이라 판단해, 드론 관련주를 찾아 투자했다. 그러면 내가 투자한 것을 굳게 믿어야 한다. 자신의 신념이 옳다고 생각해야 한다.
세 번째 <인내>, 투자라는 건물의 기초가 튼튼하면 선전지, 뉴스, 고급정보 등 어떠한 유혹에도 넘어가지 않는다. 자신만의 시나리오가 완성될 때까지 참고 기다린다. 심지어 하락장이 오면 추가 매수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다. 바로 미래 자본을 써서 투자한 사람들이다. 이런 투자자들은 인내할 시간이 없다. 이들은 여론이 부정적으로 바뀌고 공포 분위기가 확산되면 보유한 주식을 처분하기 바쁘다. 신용매수 한 투자자들이 그렇다. 빚은 그들의 목을 조르기 때문이다.
마지막 <행운>, 앞에서 언급한 세 가지가 완벽하다 하더라도 운이 없으면 실패한 투자가 된다. 자연재해, 전쟁, 정치적 혼란, 사기등 내가 관리할 수 없는 사건에 의해서 변수가 생긴다. 그래서 코스톨라니는 투자자에게 행운이 필요하다고 했으며, 이 G요소들 중에 한 가지 라도 없으면 부화뇌동파가 돼버린다고 설명했다.
- 투자, 나는 조건이 되는가? -
투자, 할 수 있으면 계속하고 싶다. 장기적으로 돈 쓸 일이 없어야 하며, 어떻게든 일을 해서 돈을 벌어야 가능하다. 지금은 이 조건들을 갖추고 있지만, 앞으로 영원할 거라고 장담은 차마 못하겠다. 코스톨라니는 예시를 통해 투자할 수 있는 조건을 제시해 주었다.
(예시를 볼 때 개인마다 상황이 다를 수 있으니, "경제적 여건"이라 생각하고 보면 되겠다.)
첫 번째, "돈이 많은 사람은 투자할 수 있다." 코스톨라니가 생각하는 "돈이 많다"라는 것은 이미 자신과 가족을 부양할 수준을 갖춰놓은 상태 즉, 자식의 교육비와 연금 비용은 물론 집을 소유할 수 있는 능력이 뒷받침되는 사람을 자격 조건으로 내세웠다. 아마도 의식주가 해결되고 자녀의 교육비, 노후대책도 문제가 없으며 돈의 여유가 있는 사람을 말하는 것 같다.
두 번째, 아예 "돈이 없는 사람은 반드시 투자해야 한다." 그가 말한 "돈이 없다" 라는 말은 집세를 낼 수 없거나 노후연금조차 준비할 수 없을 정도로 수입이 없는 사람을 말하는데, 이러한 사람은 꼭 투자를 해야만하는 필수 조권에 해당된다. 그는 돈이 아예 없는 사람은 무슨 일이든 일을 해서 조금이라도 돈을 벌어야 한다고 말했다. 코스톨라니도 연이은 주식투자 실패로 투자금 날리고 빛까지 생기면서 다시 중개인으로 일하며 돈을 마련했다고 한다.
마지막, "돈이 적은 사람은 투자하지 말아야 한다." 사실, 이 내용에 대한 정확한 언급을 찾지 못했다. 그렇치만 어느 정도 가정은 해볼 수 있었다. 그가 생각한 "돈이 적다"라는 말은 아마, 돈을 쓰는데 시간적 여유가 없는 사람을 말하는 것 같다. 책 내용을 보면, "보유한 재산과 수입이 집을 마련하고 자녀 교육에 쓸 정도밖에 되지 않는, 한 가정의 아버지라면 투기는 하지 말아야 한다. 장기간 돈 쓸 일이 없다면, 그 돈을 우량주식에 투자할 수도 있겠지만, 투기는 금물이다."라고 말했다. 나는 코스톨라니가 말한 "투기"에 "투자"도 함께 내포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돈이 없는 것은 아니나, 의식주가 해결되고 자녀의 교육비까지만 버는 사람이면 투자를 하면 안 된다는 뜻으로 보았다.
코스톨라니는 주식투자 하는 사람이라면 앞으로 몇 년 뒤에는 투자로 집도 사고 사업도 할 거라고 호언장담해서는 안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식시장은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엄청난 손해를 입어 파산도 할 수 있고, 반대로 언젠가 돈을 많이 벌어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식시장에서 노동의 대가로 돈을 번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라고 언급했다.
- 호모 루덴스 " 놀이하는 인간 " -
무언가를 가지고 놀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매료될 때가 있다. 주식을 처음 시작할 때 그랬다. 10만 원으로 급등주에 올라타 단타로 돈 넣고 돈 먹기를 자주 했었다. 호가창을 뚫어져라 보다가 파란불이 빨간불이 되는 순간 재빨리 매도버튼을 누르고 수익을 맛볼 때, 그 짜릿함에서 벗어나질 못했다. 근무시간에도 몰래 호가창을 보고 있었으니... 할 말이 없다. 그땐 매일 복리로 수익을 내면 100만 원도 우습게 만들 줄 알았다. 이후엔 예수금을 늘려 더 큰 금액으로 단타를 치다가 투자금 50%를 날렸다. "인간은 놀이하는 존재로 태어났기에 놀면서 이기기도 하고 지기도 한다. 그러므로 놀이하는 존재인 인간은 절대로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라고 코스톨라니는 말했다.
지금도 여전히 tqqq라는 종목에 들어가 단타를 치며 놀이 중이다. 코스톨라니는 주식투자자를 알코올중독자와 비교했다. 숙취에 괴로워하던 알코올중독자가 앞으로 절대 술 한잔도 입에 대지 않겠노라 다짐했지만, 늦은 오후가 되면 딱 한잔만 하던 게 전날 밤만큼이나 만취상태가 되는 것과 같다고 설명하였다.
- 나는 순종투자자? -
순종투자자, 단기투자자와 장기투자자의 사이에 위치한 장기적인 전략가를 말한다. 순종투자자들은 모든 뉴스에 관심을 갖지만, 뉴스가 하나 나올 때마다 예민하게 반응은 하지 않는다. 자신만의 기준을 세워 매체에서 들어오는 정보를 판단하고 진단한다. 진단의 기초가 흔들릴 정도로 해당 뉴스가 매우 결정적이고 자신의 기준이 위배될 때는 자금을 움직인다. 바로 앞이 아닌, 멀리를 바라보며 다양한 요소를 염두에 두고 투자한다. 순종투자자들은 지적인 구조와 전략을 세운 뒤 날마다 일어나는 사건 둘과 이를 비교하고 평가한다. 판단이 옳든 틀렸든 자신만의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것이 단기투자자와 구분되는 결정적인 차이다.
그럼 나는 과연 순종투자자일까?
글쎄... 잘 모르겠다. 모든 뉴스에 관심을 갖지는 않지만, 가끔 투자종목에 대한 뉴스는 찾아본다. 자신만의 기준과 생각이 있다. 바로 앞이 아닌, 멀리 바라보고 투자를 하며 딱히 다양한 요소를 염두에 두고 투자하지 않는다. 뉴스 하나에 크게 반응하지도 않는다. 이렇게 보니 나는 순종투자자보단 장기투자자에 가까운 것 같다. 이와 반대로 단타종목으로 tqqq를 갖고 있지만 투자 비중을 따져 볼 때 10분에 1 수준이다. 이것마저도 상승장에 투자했기 때문에 만약 물리게 된다면 장기투자로 갈 가능성이 높다.
-주식시장의 수요와 공급-
주식시장에선 사려고 하는 사람을 수요, 팔려고 하는 사람을 공급이라 할 수 있다. 수요보다 공급이 많으면 주식의 가격은 하락하게 되고, 반대로 공급 보다 수요가 많으면 상승하게 된다. 주가에 흐름은 매도자가 매수자보다 더 급박한지 아닌지에 달려있다.
주식을 보유한 사람이 심리적 또는 물질적 압박감에 주식을 내놓았다. 반면 주식을 사려는 사람이 매수는 하고 싶지만 꼭 사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지 않아 사지 않는다면 주가는 하락한다. 하지만 주식을 사려는 사람이 다급하게 주식을 매수하고 싶은 상황이고, 반대로 주식을 보유한 사람이 심리적, 물질적 압박감을 느끼지 않아 매도하지 않는 다면 주가는 상승한다. 코스톨라니는 모든 것은 수요와 공급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가가 움직이는 것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기업이익이 좋든 나쁘든, 전쟁 중이든 평화 상태이든 혹은 좌파/우파가 권력을 잡든 전혀 상관이 없다. 물론 이러한 사건이 시세에 영향을 주는 것은 맞다. 하지만 그 영향에 간섭은 간접적이다. 돈을 가진 사람과 주식을 보유한 사람이 앞서 말한 상황에 특정한 의미를 부여하고 상황에 따라 투자를 해야만 비로소 그 사건들이 시세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모든 주식투자자는 이러한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때때로 주가가 비논리적으로 움직일 때 그 이유를 전혀 납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주가가 하락하고 상승하는 이유를 찾을 려고 한다. 나 역시 그랬다. 각종 언론 매체에 나오는 애널리스트, 뉴스기자들도 마찬가지다. 특히, 이들은 사람들의 관심이 있어야 돈을 벌 수 있는 직업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를 쓰고 이유를 찾는 것이지 사실 이들도 모른다. 아니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주식시장의 본질은 명확히 알 수 있다. 바로 수요와 공급, 즉 매수자와 매도자만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1편, 마무리)
"돈,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는 코스톨라니가 태어났을 때부터 생을 마감하기까지 93년 동안, 그가 경험했던 모든 것들이 녹아들어 가 있다. 그렇기에 한 사람의 인생과 투자경험을 엿볼 수 있다는 것에 짜릿함을 느꼈다. 경력이 짧은 투자자입장에선 이런 경험은 흔치 않은 일이다. 동생 책상에서 이 책을 발견하지 못했더라면 나는 영영 코스톨라니의 존재를 몰랐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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